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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 '하드씽'에서 배울 점(벤 호로위츠)

by jian80 2025. 2. 28.

하드씽 책 표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성공한 창업자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겪었던 진짜 어려움과 고통의 순간들은 종종 미화되거나 생략됩니다.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은 스타트업이 마주하는 잔인한 현실을 솔직하게 다룬 책으로, 성공한 CEO의 화려한 이야기가 아닌 '어려운 일에 관한 어려운 것들'을 다룹니다.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경영자들에게 이 책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특히 한국의 기업 문화와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피스타임'이 아닌 '워타임' 리더십

호로위츠는 기업 경영을 '피스타임(평화 시기)'과 '워타임(전쟁 시기)'으로 구분합니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워타임' 리더십입니다. 경제 불확실성, 자금 압박,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워타임'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워타임 리더십의 핵심 요소는:

  • 명확하고 단호한 의사결정
  • 계층 구조 대신 문제 해결에 최적화된 조직 구성
  •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는 집요함
  • '정답'보다는 '최선의 선택'을 추구하는 실용주의

한국 기업문화는 전통적으로 위계질서와 합의를 중시하지만,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이런 방식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호로위츠는 워타임에는 신속한 결정과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이런 리더십 스타일은 한국 기업문화에서는 '독단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의 속도와 명확성을 높이면서도,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요즘 스타트업계에서는 '빠른 실패(fail fast)'를 외치지만, 정작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호로위츠가 말하는 워타임 리더십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를 요구합니다.

'좋은 제품'을 넘어서는 '좋은 조직' 만들기

호로위츠는 뛰어난 제품이나 아이디어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지속가능한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조직과 문화가 필수적입니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조직 구축에서 고려해야 할 점:

  • 명확한 회사의 비전과 가치 정립
  • 업무 프로세스보다 인재 육성에 집중
  • 솔직한 피드백 문화 구축
  • '재능 있는 똑똑한 사람'보다 '함께 일하기 좋은 재능 있는 사람' 우선 채용

한국 스타트업 문화에서는 빠른 성장과 성과에 대한 압박으로 조직 문화와 인재 관리가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호로위츠는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자산'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합니다.

특히 한국 기업에서는 직급과 연공서열이 중시되는 문화가 있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전통적 관행보다 성과와 역량에 기반한 평가 시스템이 더 효과적입니다. 호로위츠가 말하는 "지위가 아닌 역할에 맞는 사람을 배치하라"는 조언은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특히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좋은 스타트업은 문제를 없애는 데 집중하고, 위대한 스타트업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말이 있죠. 제품과 시장에 모든 에너지를 쏟다 보면 정작 그 제품을 만드는 조직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조직이 장기적 성공의 핵심인 것이죠.

솔직함의 문화와 '진실의 순간'

호로위츠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솔직함의 문화(culture of candor)'입니다. 나쁜 소식도 숨기지 않고 터놓고 이야기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입니다.

한국 문화에서 적용할 수 있는 솔직함의 원칙:

  • 문제를 숨기지 않고 조기에 공유하는 문화 조성
  • 나쁜 소식도 전달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 만들기
  • 상사에게 항상 좋은 보고만 하는 문화 지양
  • '체면'보다 '해결'에 초점 맞추기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체면 문화가 강해 문제를 드러내거나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호로위츠는 이런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기를 예방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떤 스타트업 CE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항상 좋은 소식만 전하려고 했더니,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었다. 진작 솔직하게 어려움을 공유했더라면 더 나은 조언과 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솔직함은 단기적으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구축하고 진정한 문제 해결의 토대가 됩니다.

결론: 한국 스타트업에 던지는 '하드씽'의 질문들

호로위츠의 '하드씽'은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 당신은 어려운 결정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 비즈니스 모델에만 집중하느라 조직 문화를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가?
  • 팀원들이 솔직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가?
  • 성공한 스타트업의 화려한 면만 보고 있지는 않은가?

스타트업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습니다. 호로위츠는 "모든 성공한 CEO들은 회사를 망칠 뻔한 순간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숙해가면서, '하드씽'이 말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에 관한 어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문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스타트업의 성공은 화려한 비전이나 혁신적인 제품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위기의 순간에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팀을 이끌며,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가 진정한 차이를 만듭니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하드씽'의 교훈을 통해 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스타트업의 세계에서 진짜 어려운 것은 '하드씽'입니다. 이 어려운 일에 관한 어려운 것들을 직면하고 극복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성공의 기회가 찾아옵니다.